현재 사파리의 검색 탭은 '탭 막대 Tab Bar'와 '단일 탭 Single Tab'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 탭 막대가 바로 하단에 위치한 검색 탭인데요, 이건 iOS15부터 사용된 디자인입니다. 저는 이전까지는 상단에 위치시켰던 검색 탭을 왜 하단으로 옮겼는지, 그리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사용자들이 어떻게 적응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Safari가 새로운 디자인을 갖추면서 제어 기능을 한 손으로 사용하기가 더 쉬워지고, 콘텐츠가 가장 중심에 놓이게 된다. 새로운 탭 막대는 간결하고 가벼우며, 화면 아래에 떠 있어 사용자는 탭 사이를 손쉽게 오갈 수 있다.
애플 뉴스룸에서 찾을 수 있는 이 업데이트의 근거는 한 손으로 사용하기, 콘텐츠 중심 디자인, 탭 사이를 손쉽게 오가기입니다. 일단 이 세 가지 근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탭 막대를 포함한 주소표시줄, 검색창 등을 "검색 탭"으로 지칭합니다.
한 손으로 사용하기
웹 브라우징을 할 때의 한 손 사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60%가 콘텐츠를 이용할 때는 한 손으로 사용하다가, 검색을 할 때는 화면 상단에 있는 검색 창을 탭 (Tap)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사용한다고 대답하였다. 대부분 대화면 스마트폰*에서 웹 검색 시 어려움을 느꼈고, 검색창이 위에 있어서 한 손으로 검색할 때 불편하다고 응답하였다. 1)
*대화면 스마트폰: 5 이상 7인치 미만 스마트폰. 아이폰 14와 갤럭시 S23이 6.1인치다.
스마트폰 상호작용 중 75%가 엄지손가락으로 이루어집니다.2) 대부분의 사용자가 한 손만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상단에 위치한 인터페이스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두 손가락을 사용하거나, 손가락을 멀리 뻗어야 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불편을 초래합니다.
검색 탭이 기존에 상단에 있었던 이유는 데스크톱에서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모바일 UI는 대부분 데스크톱의 UI를 참고해서 디자인했습니다. 데스크톱은 마우스와 키보드로 조작하기 때문에 검색 탭을 상단에 위치시키는 쪽이 사용자에게 편한 디자인입니다. 검색 탭은 검색보다는 URL을 입력할 수 있는 주소표시줄의 성격에 가까웠으니까요.
하지만 스마트폰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이 변화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 중심 경험
사파리에서 콘텐츠를 스크롤하면 검색 탭은 사라집니다. 때문에 콘텐츠 영역이 확대됩니다. iOS14에서도 스크롤을 하면 상단 검색 탭이 사라지지만, 대신 다른 탭으로 이동할 때 이 검색 탭을 활용하기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탭 사이를 손쉽게 전환
사파리에서는 제스처를 사용한 탭 간 전환이 가능합니다. 어플이 아닌 웹을 사용하는 이유는 다른 서비스로의 이동이 원활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이 한 손을 통한 제스처로 가능해지니 훨씬 더 편하죠.
비교를 위해 상단에 있는 검색 탭을 스와이프로 조작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하단에서 스와이프하면 콘텐츠까지 조작되어 제스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단에서는? 손가락을 뻗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지가 충분히 길지 못하거든요. 손을 늘리긴 아무래도 힘드니 검색 탭이 내려와야겠죠. 🤚
이제, 설득하기
사실, 하단에 검색 탭을 배치하는 일 자체는 새로운 시도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크롬이 도전했었고 그 밖에 제가 모르는 사례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반발로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이야기가 나올 만큼 충분히 성공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애플은 어떻게 이 변화를 자연스럽게 설득했나요? 저는 시기, 스마트폰의 크기 변화, 대체 옵션의 존재 이 세 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도전했던 때는 12년도로 데스크톱에 익숙한 사용자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그들은 데스크톱의 UI에 익숙해져서 상단 검색 탭이 더 사용하기 편했을 테죠. 하지만 14년도 즈음을 기점으로 모바일 이용자수가 데스크톱 이용자수를 초월합니다. 오히려 요즘은 Z세대들이 데스크톱 사용을 어려워한다는 이갸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커졌습니다. 화면이 커질수록 한 손 조작이 힘들어집니다. 스마트폰이 작았을 때는 엄지영역을 벗어나도 검색탭을 터치할 때 불편함이 크지 않지만, 커지면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추측을 덧붙여보자면, 이전의 사례들은 검색 탭 위치를 옮길 수 있는 다른 옵션을 주지 않았다거나, 콘텐츠를 볼 때 검색창이 사라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콘텐츠 경험에 방해가 되고, 불편을 초래했겠죠?
이상으로 사파리의 검색 탭이 하단에 위치한 근거들을 찾아봤습니다.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UX 개선 작업시 타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그것들을 유저들에게 설득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설득 과정에서 환경적인 요인들도 중요한 일부분임을 알게되었습니다. 또 이런 큰 변화에는 "이전의 인터페이스 제공"이라는 옵션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1) 정수영, 최종훈. "대화면 스마트폰에서의 한 손 조작 웹 검색을 위한 인터페이스 디자인."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5.6 (2015): 33-42.
2) 조시 클라크,김재이역, 터치를 위한 디자인하기, 웹액츄얼리코리아, 2017
Konrad Filipowicz, Safari bottom bar business, Medium, 2021-7-7
*사파리 15 이전 버전은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용자여서 내용에 모자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