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9일에 일부분을 수정했다.
해외 아티클을 읽다가 '가독성: 최적의 줄 길이'라는 글을 발견했다. 이 글은 독자에게 최적의 줄 길이는 어느 정도인지를 얘기한다.
Readability: The Optimal Line Length
지나치게 긴 줄 길이에 직면한 사용자는 텍스트 읽기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세기 중반 스위스 그래픽 디자이너 에밀 루더는 본문 텍스트의 최적 행 길이는 공백을 포함하여 행당 50-60자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최대 75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줄 길이가 너무 넓으면 → 텍스트 집중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너무 좁으면 → 독자의 리듬이 깨지고 스트레스를 줍니다.
WCAG지침 1.4.8에 따르면 텍스트 줄은 80자 이하여야 합니다. (중국어, 일본어 또는 한국어인 경우 40자 이하)
그러나 줄 길이는 텍스트 가독성 구성 요소의 하나일 뿐이며, 다른 요소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여태껏 타이포그래피를 할 때 글줄길이는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었는데,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적당한 길이로 맞춰줘야겠다. 티스토리 블로그의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한번 검사해봤는데, 공백 포함 70자였다. 😅 줄여야 할 듯 하다" 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아티클은 영어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20세기 중반의 연구가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되어 있다. 때문에 아티클에 제시된 글자수는 한글로 된 글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1️⃣글이 다양한 환경에서 읽히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한 한글 타이포그래피 자료를 찾아봤다. 그리고 2️⃣실제 웹사이트들의 사례를 찾아 예시 자료를 만들어봤다.
1️⃣ 한글의 글줄 길이
본문 텍스트의 줄 길이는 일반적으로 40-60자(공백 및 기호포함) 사이가 일반적이나, 데스크탑과 같이 줄 길이가 더 긴 영역에서는 최대 120자까지 가능합니다. (출처: 리메인 스타일가이드)
디자인 에이전시 리메인에서 공개한 스타일가이드에도 줄길이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이드다 보니 왜 40자여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어서 자료를 더 찾아봤다.
초성, 중성, 종성으로 구성된 한글의 특성상 알파벳과 배열 방식이 다르고, 한 문장당 구성되는 글자의 수가 다르기 때문에 영문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한글 웹 문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일반적 읽기 형태인 속독에 알맞은 줄 길이는 50CPL(Characters Per Line. 글줄 당 글자 수)로 나타났다.
(출처: 신종현 박민용. (2003). 읽기 형태, 줄 길이, 줄 간격이 한글 웹 문서의 가독성에 미치는 영향. 산업공학(IE interfaces), 29(3), 197-205.)
20년 전에 나온 논문이긴 하지만, 웹 문서를 기준으로 한데다 한글 텍스트로 진행한 연구였다.
연구에 따르면 중국, 일본어, 한국어(CJK) 문자는 가독성이 동일한 특성을 가진 두 유형의 문자를 표시할 때 비 CJK 문자보다 약 2배 넓어, CJK 문자의 최대 줄 너비는 비 CJK 문자의 절반이다. (출처: WCAG 1.4.8 시각적 표현 이해)
WCAG의 근거는 문자(character)의 너비였다. 개인적으로 영어의 80자에 비해 한글의 40자가 너무 짧게 느껴져서,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 일본과 묶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서 그런가? 싶었다. 🤣
글줄은 글자와 낱말에 이은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의 세 번째 단위다. 글줄에서는 그 너비만큼이나 그 안에 포함된 낱말사이 공간이나 문장부호 앞뒤 공간 또한 중요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 글줄에 대한 고려는 한 지면의 타이포그래피 본성의 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다뤄져야 한다. (출처: 요스트 호훌리,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 김형진 역, 워크룸프레스, 2015.)
20세기 중후반에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연구가 많았는지 한국에서나 외국에서나 관련 자료들이 많았다. 결국은 공간의 문제인 것 같다. 모바일에서 60자 길이의 글줄은 너무 길고, PC에서 20자 길이는 너무 짧으니까.
2️⃣ 사례: 토스피드, 캐릿, 뉴스레터 까탈로그
사이트명/글자수(PC/Mobile) | 공백 제외 글자수 | 공백 포함 글자수 | 단어 |
토스피드 | 44 / 23 | 57 / 29 | 14 / 7 |
캐릿 | 45 / 21 | 58 / 29 | 13 / 9 |
뉴스레터 까탈로그 | 41 / 23 | 55 / 29 | 15 / 7 |
40-60자의 글줄이 정말로 잘 읽히는지 궁금해서 평소 글이 잘 읽힌다고 생각했던 서비스의 글에서 글자수를 세봤다. (PC는 1920*1080, Mobile은 iPhone 13 Pro 기준) 공백 포함 글자수가 PC에서는 약 60자, Mobile에서는 약 30자였다.
실제로 어떤 정도의 길이인지 궁금해서 직접 자료를 만들어 봤다.
정리하자면 공백을 포함하여 모바일에서는 30자, PC에서는 4-60자 정도가 읽기 편한 듯 하며 PC는 가로 너비에 따라서 적절히 조절하면 될 듯 하다.
💬 더알아보기
다른 참고자료들을 찾을 때 발견했던 문서들이다. 다음에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아 링크를 정리해봤다.
이외에도 좋은 책들이 많아 보였지만 도서관에 없는 책이 너무 많았고, 구입하기에는 최우선순위가 타이포그래피가 아니기 때문에 위시리스트에 적어놓고 필요한 책부터 하나하나 읽어보려 한다. 덕분에 오랜만에 과제하듯이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고 정리할 수 있었다.